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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한유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지금은 포켓몬을 잡는 시간
지난해 7월12일, 나와 작업실 친구들은 난데없이 속초로 향했다. 누군가가 잔뜩 흥분한 얼굴로 그곳에서 <포켓몬 고>를 해볼 수 있다는 얘기를 꺼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속초, 인제, 신남이라는 표지판을 거쳐 자정을 넘긴 시각에 속초에 도착했다. 어느 시점에 누군가가 “여기 있어, 있어!”라고 외쳤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각자의 휴대폰을
글: 한유주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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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조광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얼어붙은 시간
<너의 이름은.>이라는 제목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개봉한다고 할 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진부한 제목은 곧 잊었다. 그런데 볼만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안 보면 저만 손해인 형편이 되었다. 내러티브의 비약과 판타지는 심리적 경계를 넘을 듯 말 듯 아슬아슬했으나,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의 힘찬 전개는 내 마음속의 낭만을 충분
글: 조광희 │
일러스트레이션: 이은주 │
201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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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노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생활이 사치가 되어버렸네
20살 초반 도쿄에 잠시 머문 적 있다. 당시 일본은 높은 물가의 상징이라 가기 전부터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겁을 먹었는데, 도착하자마자 일단 차원이 다른 교통비를 만나고 기함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집안에 무역업을 하는 어르신이 계셔 무료로 숙식이 가능해 진행한 체류 일정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잠잘 곳이 있다고 하더라도 집 안에만 있을 순 없
글: 노덕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7-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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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지난 연말
지난 연말, 어느 배급사의 송년회 풍경. 그곳 배급사에서 영화 몇편 찍었던 인연으로 직원들이 항상 자기네 대표는 부르지 않고 나를 불러 홍어탕에 소주로 조촐하게 한해를 마감하는 자리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잠시, 금세 표정들이 굳어진다. 배급사가 곧 문 닫을 처지에 놓였다고 토로한다. 월급은 차곡차곡 밀렸고, 더이상 손 벌릴 곳도, 곳간도 텅 비어 도저히
글: 이송희일 │
일러스트레이션: 이은주 │
201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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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한유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쇼핑의 윤리학
작업실에서 나와 친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물론 진짜 일을 하기도 하지만, 물건 사기다. 우리에게는 실로 많은 물건들이 필요하다. 공기청정기 필터(얼마 전 전면 케이스를 열어젖혔더니 필터에 먼지 더께가 융단처럼 덮여 있었다)나 프린터 토너, 재활용품 수거용 봉투처럼 공용 물품에서부터 적당히 필요한 물건, 그리고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사소하고 예쁜 물
글: 한유주 │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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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조광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법을 믿습니까?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에 착수함으로써 공은 법률가에게 넘어갔다. 주권자는 이토록 중요한 일을 저토록 미심쩍은 손에 넘기고 나니 자존심도 상하고 불안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서리라는 생각이 순진하다는 것과 다른 경로는 없다는 것이 증명된 이상 어쩌겠는가.
법대에 들어간 1984년은 전두환씨가 청와대를 점거하고 있던 때였다. 지금은 29만원으로 오
글: 조광희 │
일러스트레이션: 김은주 │
20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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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노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촛불은 무엇을 해냈나
술자리에서 다이어트가 화제에 올라 몇 킬로그램을 빼야 하느니 마느니 시끄럽기에, 내가 대뜸 ‘숫자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고 뜬구름 잡자 모인 이들은 모두 키득댔다. 그날 ‘숫자의 노예’라는 말은 내가 미는 유행어였는데, 광화문에 사람이 얼마나 모인 게 뭣이 중헌디, 결과가 보여야 의미가 있지, 몇명 모였는지에 얽매이면 안 된다, 숫자의 노예가 되면 안
글: 노덕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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