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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Le Fils)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소년이 묻는다. “올리비에라고 불러도 돼요?” 흠칫 놀란 남자가 되받아친다. “왜지?” “다른 애들도 모두 그렇게 부르니까요.” 이 아이 프랜시스, 재목 하나 가뿐히 들지 못하는 이 왜소한 열여섯 소년은 아직 모른다. 그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프랜시스는 5년 전 올리비에의 다섯살 난 아들을 살해했다. 사람을 잊는 일은 사람을 기억하는 일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어서, 아내마저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올리비에는 아직도 단 한번 웃지를 못한다. 그런 올리비에에게, 아들의 살인자는 이름을 불러도 괜찮은지, 보호자가 돼줄 수 있는지, 천진하게 부탁한다. 얼마나 참혹한 심정일까. 그러나 올리비에는 무심히 대답한다. “네가 원한다면….” 하얀 빛으로 가득 찬 두꺼운 안경 렌즈에 가려, 올리비에의 눈동자는 어떤 표정을 띠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 <아들>은 실화를 단서 삼아 시작됐다
잠자는 걸작 10편, 깨워라! [9] -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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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맨스 랜드> (No Man’s Land)
누구나 본성의 포로라네
“쯔즛, 르완다는 정말 끔찍한 난장판이군.” <노 맨스 랜드>에서 신문을 보던 한 보스니아 군인이 이렇게 말한다. 세르비아와 전쟁 중인 그가 아프리카 르완다의 내전을 개탄하는 이 장면은 보는 이의 혀를 차게 만든다. 외부의 시각으로 보면 르완다나 보스니아나 오십배 백보일 텐데 전쟁에 참가하는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용기를 주는 것은 자신이 참가한 전쟁이 성전이요 정당방위라는 믿음이다. 지금 부시가 획책하는 전쟁에서도 다르지 않다. 후세인과 오사마 빈 라덴을 동일한 악마로 규정하는 이 선동은 제3자의 눈에 너무 뻔한 거짓말인데 미국인의 전쟁지지율은 반전의 목소리보다 높다. 이성을 믿는 근대의 정신도 이런 사태 앞에 속수무책이다. 전쟁과 홀로코스트의 역사에서 인류는 이성적으로는 화해와 평화의 교훈을 배웠지만 감정적으로는 반목과 적대감만을 키웠는지
잠자는 걸작 10편, 깨워라! [10] - 노 맨스 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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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보러가자!! 3월20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일본영화 거장 15인전우리에게 1950년대는 암흑의 시대였다. 빈곤과 민족분단의 역사로 기록되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일본의 1950년대, 특히 일본영화는 새로운 ‘황금기’를 누렸다. 연합군 총사령부, 즉 GHO는 일본영화에 대한 검열을 철폐했으며 영화작가들은 숨통을 틔웠다. 영화산업 역시 전성기를 누려 1958년 일본의 영화관람객은 11억이라는 천문학적 수치에 달했다. 패전의 쓰라린 기억을 간직한 대중을 위로하는 영화에서 각종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작가영화까지 일본영화의 스펙트럼은 전쟁 이전보다 다양해졌다. ‘일본영화의 황금기 1950년대 거장 15인전’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고전영화가 특별상영된다. 이번 행사는 영상자료원과 일본국제교류기금, 도쿄국립근대미술관 필름센터가 공동주최하는 행사이며 3월20일부터 3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특유의 댄디즘을 구현하는 청춘영화에서 특촬물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l
일본영화의 황금기 1950년대 거장 15인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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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 鍵 1959년 감독 이치가와 곤 출연 교 마치코 상영시간 107분 컬러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 일본영화의 ‘스타일리스트’ 이치가와 곤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겐모치는 부인에게 비밀로 한 채 정력증진을 위해 병원을 다닌다. 겐모치는 병원 인턴인 기무라와 절친한 사이다. 기무라가 겐모치의 집을 방문해 술을 마시는 도중 부인이 벌거벗은 채 욕실에서 잠이 들자 겐모치는 부인을 기무라에게 맡긴다. 한편 기무라는 겐모치의 딸과 비밀스런 만남을 갖는 중이다.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은 이치가와 곤의 영화에 대해 “순수한 쾌락의 세계”라고 표현한 적 있다. 탐미적 영상을 만드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는 의미. <열쇠>는 어느 중년 부부, 그리고 그들의 딸과 한 의사에 관한 영화다. 네 사람은 성적으로 서로 복잡한 관계에 놓이게 되고 관능의 세계에 몸을 맡긴다. 영화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원작에 비해 관능의 분위기는 다소 퇴보한 듯하지만 인물의 심리묘사는 더 치밀하다. 이
일본영화의 황금기 1950년대 거장 15인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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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개의 눈동자 | 二十四の瞳 1954년 감독 기노시타 게이스케 출연 다카미네 히데코 상영시간 155분 흑백1950년대 일본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영화. 평론가 사토 다다오는 “이 영화는 흥행에서 성공을 거뒀음은 물론이고 말 그대로 전국의 남녀노소를 울렸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영화이자 걸작”이라고 평했다. 패전 이후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진 일본인들은 <스물네 개의 눈동자>를 보고 자신들을 위로할 무엇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전쟁 이전의 일본인들이 얼마나 순수한 존재였는지 스크린을 통해 깨닫는 것이었다. 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은 부자관계, 혹은 그것을 대체할 만한 관계를 영화에서 곧잘 표현하곤 했는데 <스물네개의 눈동자>에선 가족과 유사한 ‘사제관계’에 주력했다. 어느 분교에 젊은 여교사가 부임한다. 서양식 의상을 입은 오이시 선생을 보고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오이시 선생은 차츰 섬 생활에 적응해 가고 열두명의 학생들은 선생에게 많은 애
일본영화의 황금기 1950년대 거장 15인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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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슈퍼히어로 <데어데블> <헐크> <엑스맨> 그들은 왜 우리를 흥분시킬까“환상적이다. 이 이상 크게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마블엔터테인먼트의 최고경영자 앨런 립슨의 이야기는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리라. 2000년 <엑스맨>과 지난해 <스파이더 맨>에 이어 최근 자사 캐릭터인 <데어데블>이 엄청난 관객몰이에 성공했지만, 마블엔 앞으로도 더 ‘좋아질’ 일이 많다. <엑스맨2>와 <헐크>가 올 초여름 시즌 출정을 위해 몸을 움츠리고 있다는 사실은 그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올해 <맨-씽>, 2004년 <판타스틱 포> <고스트 라이더> 등 마블의 또 다른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이 스크린 위로 차례로 올라갈 예정이며, 앞으로도 많은 마블의 영웅들이 만화책의 사각틀을 벗어나 영사기의 빛 속으로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마블이 보유하고 있는 4
슈퍼히어로 3인방이 온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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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스 오브 뉴욕<데어데블>의 `악마들` 그리고 영화 이야기문석 ssoony@hani.co.kr<데어데블>의 주인공 데어데블은 마블 코믹스에서도 독특한 존재다. 그에게는 다른 영웅과 달리, ‘변신’ 모티브가 없다. 그는 그저 맨몸과 곤봉만으로 악당에 맞선다. 데어데블이 슈퍼히어로계에서 ‘2류’로 치부된 것도 이런 탓이다. 하지만 데어데블은 현실적이다. 낮에는 제도로 법을 지키는 변호사지만, 밤엔 데어데블의 옷을 입고 잔혹한 폭력으로 법을 수호하려는 그는 우리 내면의 이중성을 반영한다. <데어데블>의 다른 캐릭터 또한 이런 아이러니 위에 서 있다. 연약한 여성인 듯한 일렉트라는 밤이면 복수의 한으로 거리를 떠돈다. 훌륭한 사업가로 보이는 킹핀은 사실 범죄집단의 우두머리다. 이처럼 데어데블의 소우주는 낮과 밤에 따라 마음의 가면을 쓰고 벗는 캐릭터들로 이뤄져 있다. 데어데블은 어쩌면 우리 내면의 그늘이 투영된 이상한 슈퍼히어로인지도 모른다.데어데블 Dar
슈퍼히어로 3인방이 온다 - <데어데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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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스아이 Bullseye1. Who are you? 본명은 나도 모른다. 직업은 암살 청부업자. 전직 군인이지. 그때도 암살병이었다. 킹핀과는 계약을 맺고 있지, 쫄따구가 아니다. 알겠나?2. What do you have? 혹시 내 이마에 타깃이 새겨져 있는 게 보이나? 그만큼 표적을 맞히는 데 능하단 말이다. 어릴 때부터 난 연필이건 카드건 클립이건 가리지 않고 던져서 원하는 곳에 꽂을 수 있었지. 주로 표창을 들고 다니지만, 궁하면 궁한 대로 다 무기로 쓴다. 영화 후반부에 스테인드글라스 유리창을 깨서 그 조각을 던지는 걸 봐라.3. What is your faith? 살인은 즐겁다, 이거다. 됐나? 한때 야구선수를 하면서도 살인욕에 시달렸다. 물론 부도 좋아한다. 만화책에선 돈을 가로채려고 대부호를 살해했다가 데어데블의 추적을 받게 되지. 결국 내 당면 목표도 데어데블의 심장에 표창을 박는 거다.4. Character vs Cast 내 역할을 빈 디젤이 맡을 뻔했다는
슈퍼히어로 3인방이 온다 - <데어데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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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나의 힘<헐크>, 스크린에 귀환하는 `슬픈 괴물`박은영 cinepark@hani.co.kr리안은 헐크를 가리켜 “슬픈 괴물”(Sad Monster)이라고 했다. 수천명을 맨몸으로 상대할 수 있는 괴력의 소유자인 헐크의 추동력은 극심한 분노와 고통의 스트레스. 더 크게 분노할수록 더 큰힘을 발휘하게 되는, 그러나 그 힘 때문에 인간들의 사냥감이 되고 마는, 헐크의 딜레마는 조용하고 예민한 이국의 영화감독을 매혹시키기에 모자람이 없었던 것이다.헐크 Hulk1. Who are you? 로버트 브루스 배너. 원자화학자죠. 내 속엔 내가 너무나 많답니다. 가끔 뚜껑이 열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몸집이 평소보다 서너배가 커지고 눈도 머리칼도 피부색도 녹색으로 변해버립니다. 사람들은 그럴 때의 나를 ‘헐크’ 또는 ‘살아 숨쉬는 파괴 엔진’으로 부르더군요.2. What do you have? 힘이 장사죠. 한번에 탱크 몇대 날리는 건 일도 아닙니다. ‘일당 천’이라고 들어
슈퍼히어로 3인방이 온다 - <헐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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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축복, 축복받은 저주<엑스맨2>, 다시 대결전에 나선 돌연변이들박은영 cinepark@hani.co.kr유전자 변이로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돌연변이들. 그들에게 재능은 ‘축복’인 동시에 ‘저주’였다.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나약하고 소심한 인간들은 돌연변이들을 위험한 존재로 규정, 파멸시키려 하고, 생존을 위협받은 돌연변이들은 같은 방법으로 인간에게 보복하거나 어렵사리 인간과의 공존을 도모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유색민의 권익을 부르짖던 말콤X와 마틴 루터 킹의 시대에 태어난 <엑스맨>은 ‘다르다’는 것에 대한 차별과 관용이 충돌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정교하고 신랄한 은유다.울버린 Wolverine1. Who are you? 이름은 로건. 울버린이라고도 하지. 내가 누구인지는 나도 잘 모른다. 자세한 건 기억을 못해. 특별히 하는 일은 없지. 좋게 말하면 모험가고 나쁘게 말하면 부랑자라고 할까. 난 돌연변이거든. 그래서 받아주는 데가 없어. 세상,
슈퍼히어로 3인방이 온다 - <엑스맨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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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데쓰스트라이커 Lady Deathstriker1. Who are you? 글쎄요. 좀 복잡한걸요. 일단 유리코 노리야마라고 해두죠. 스트라이커님을 도와 자비에 사단의 돌연변이들을 제거하는 일을 맡아서, 레이디데쓰스트라이커라고도 불리지만요. 제 이름에서 죽음의 향기가 나지 않나요?2. What do you have? 울버린이라고 아시죠? 그 녀석을 제 맞수라고 말하긴 자존심 상하지만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어요. 강철 갈퀴가 손에서 나오는데요, 난 손등이 아니라 손끝에서 손톱처럼 그 갈퀴가 뻗어나온답니다. 아시아의 처녀귀신을 연상하시면 되겠네요. 아, 그리고 전 가라테 같은 동양무술도 뛰어나요.3. What is your goal? 타도! 울버린! 이게 제 존재 이유이자 필생의 목표랍니다. 스트라이커님이 말씀하시길 그 녀석이 제 부모의 원수라더군요. 기필코 제 손으로 없애버릴 거예요.4. Character vs Cast 아주 좋아요. <동양특급 로형사>에서
슈퍼히어로 3인방이 온다 - <엑스맨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