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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어려운 수학문제를 푼 듯해요”,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
“라면 먹을래요?” 막 떠나려는 그를 붙들며 여자는 가슴이 가만히 뛰었던가. 가스레인지 앞에 서서 “자고 갈래요?” 하고 다시 한번 말을 거는, 부스럭 생라면을 씹기 시작하는 그녀의 입가에 어쩔 수 없이 웃음기가 번진다. 사랑의 가장 떨리는 한 순간을 라면과 함께 하는 그녀. 누군가 집안으로 들일 참이면 후루루루 물건들을 치우고, 그렇게 마음속 굴러다니
사진: 정진환 │
글: 최수임 │
200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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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사랑을 앓고 나는 자랐노라, <봄날은 간다> 유지태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가장 슬프고 괴로운 시간이 다가온 것을 깨닫는다. 엷은 비누의 향료와 함께 가슴속으로 저릿한 것이 퍼져나간다.’
-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중에서
비누냄새 운운하던 소설이 현실 같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70년대를 끼고 태어난 사람들에게 가슴저릿한 아픔 따위는 감상이라고, 상처받은
사진: 손홍주 │
글: 백은하 │
200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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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우리가 정말, 사랑이란 걸 했을까, <봄날은 간다> 유지태, 이영애
“나 보고 싶었어?” 이별을 선언하고 떠나버린 여자가 어느날 불쑥 찾아와 어제 본 것처럼 태연히 남자에게 묻는다. 자존심을 세워 도리질을 칠 수도 있었으련만, 남자는 복받친 울음을 떠트리듯 고개를 끄덕인다. 몇번이고 끄덕인다.
너무 아픈 이별 뒤 다시 만난 연인이 이럴까? 정선으로 묵호로 강릉으로 태백으로 이어지는 6개월의 여정을 함께한 사람들이, 그
사진: 정진환 │
글: 백은하 │
200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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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유명배우? 아직도 발뻗고 못 자!” 빌리 크리스털
필름이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시사회. 부부지만 앙숙이 돼버린 남녀 주연배우들. 남자배우는 산에서 도닦고 있고 여자배우는 스페인 남자에게 홀려 예전에 찍은 영화쯤은 안중에도 없다. 겨우 시사회장에다 ‘모셔’ 놨지만, 영화홍보자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다. 근데 이 상황을 쏠쏠히 재미있는 퀴즈쯤으로 생각하는 이가 있다. 바로 빌리 크리스털이 연기한 영화 속 영화
글: 최수임 │
200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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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스물둘 어디로 튈지 몰라요, <고양이를 부탁해>의 옥지영
하얗고 긴 손가락, 함초롬한 눈매. 어디 길가에서 마주친다면 “어머, 쟤 예쁘다” 하고 돌아볼 것만 같은, 깨끗한 여자아이. 그 아이의 목소리는 의외로 크고 걸걸했다. “안녕하세요!” 시원시원한 인사를 ‘외치며’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옥지영은 이후로도 눈에 띄는 행실을 계속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휴대폰으로 전화가 오면 낼름 받아서는 무슨 얘긴가 하다
글: 최수임 │
200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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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안개를 걷고 청춘의 햇살 아래, <고양이를 부탁해>의 이요원
푸른 언덕이라고 했던가, 잊기 힘든 그 이름의 뜻이. <푸른 안개>로 이제는 너무나 잘 알려졌지만, 바쁜 스케줄 때문에 지쳐 앉아 있는 이요원은 어딘가 낯설었다. 컨디션이 좋아 ‘공식적인’ 모습만 보였다면 오히려 드러나지 않았을 것들, 그녀에게서 ‘낯선 배우’의 얼굴을 보게 한 건, 막 많은 일을 하기 시작한 스타의 희로애락, 그중에서도 ‘피
글: 최수임 │
200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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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영혼의 우물에 꿈이 찰랑, <고양이를 부탁해> 배두나
어린 뇌성마비 시인이 불러주는 시를 타자기로 또박또박 받아 치는 참을성 있는 아이. 요일 칫솔부터 이마에 묶는 손전등까지 행상들이 내미는 잡동사니들을 차마 뿌리치지 못하는 심성 고운 아이. 그러면서도 외항 선원이 되겠다고 장정들이 우글대는 사무실을 기웃거리는 엉뚱한 아이. <고양이를 부탁해>의 태희는 작고 깊은 우물 같은 여자애다. 친구들은
글: 김혜리 │
200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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