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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노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흔한 영화감독
지난해 한국영화감독조합 송년회에 갔을 때의 일이다. 방은진 감독님이 무대에서 날 불러냈다. 상업영화 개봉작 중 여자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하나 있는데 그게 <특종: 량첸살인기>라는 거였다. 그날 처음 뵌 감독님은 날 응원하며 선물을 하나 주셨는데, 미리 참석 의사도 밝히지 않고 갔던 자리라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었다.
때론
글: 노덕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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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잔혹 동영상
<워싱턴 포스트>는 그 동영상에 대해 “굴욕적인 사과”라고 했다. <뉴욕 타임스>는 중국의 ‘자아비판’ 형식을 본뜬 사과라고 했다. 대만의 한 여성은 한글로 작성한 호소문에서 “총만 없다 뿐이지 흡사 IS가 인질을 죽이기 전에 찍는 동영상” 같다며 울분을 토했다.
아이돌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멤버 쯔위의 사과 동영상, 근래
글: 이송희일 │
일러스트레이션: 김은희 │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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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한유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개와 우리
나이 든 사람들의 개는 뚱뚱한 경우가 많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외롭기 때문에 개에게 먹이를 지나치게 많이 준다는 거였다. 나와 9년을 같이 사셨던 할머니는 틈만 나면 내게 먹을 것을 주셨지만 나는 딱히 할머니가 외롭다고 생각지 않았다. 실은 잘 모르겠다. 굳이 나이가 많지 않더라도 로봇 청소기에 말을 거는 사람들은 아마 할 수만 있다면 청소기에 먼지
글: 한유주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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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조광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무정형의 세계와 지연된 행복
오랜만에 이사를 했다. 서가를 정리하다 20년 전에 구입한 <삐딱하게 보기>를 펼쳐본다. ‘자본주의에 가장 비판적이면서 동시에 자본주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철학자’라는 모순된 명성을 가진 슬라보예 지젝, 그가 한국에 처음 소개될 무렵의 책이다. 지젝은 소설이나 영화 또는 농담 따위에서 그럴듯한 예를 끌어오는 재주가 있는데, 이 책에 인용된 여러
글: 조광희 │
일러스트레이션: 김은희 │
201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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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누구를 위해 죽었나
말벌에 쏘인 적이 있다. 지방 촬영할 때였다. 촌놈 출신이라 웬만한 벌들에게 쏘이고 살아와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결국 고꾸라져 병원에 실려가고 말았다. 심장 근처에 쏘인 거라 한달을 고생했다. 그 지독한 첫 만남 이후, 말벌만 보면 괴성을 지르며 우사인 볼트보다 더 빠르게 도망치기 일쑤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말벌이 급속도로 증가하게 된 건 지구온난화
글: 이송희일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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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정희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여성의 해, 말의 해, 닭의 해
1975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해’였다. 국제사회에서 최초로 성별(여성문제) 이슈가 정치적 의제로 채택된 역사적인 해였다. 제1회 세계여성대회가 멕시코시티에서 열렸고, 138개국 2천명의 여성이 참가했다. 대회 주제였던 ‘평등•발전•평화’는 이후 각국 여성정책의 기본 좌표가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프랑스 여성운동가들의 ‘세계 여성의 해’ 제
글: 정희진 │
일러스트레이션: 김은희 │
201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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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
[손아람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민영
할머니의 잔해는 빗자루에 쓸려 납골함에 담겼다. 뼛가루가 스민 공기에 불쾌한 냄새가 스몄다. 이딴 곳, 아우성을 뒤로하고 납골함을 든 채 터벅터벅 걸어나오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딴 곳에서 인간의 소멸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순전히 억지다. 친척들과 선산 앞 동네로 나와서 나주곰탕을 먹었다. 국물에서 화장터 냄새가 나네. 젊은 사촌들은 내 말에 조용히 웃었다.
글: 손아람 │
일러스트레이션: 마이자 │
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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