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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풍자와 패러디로 반환의 현실을 돌파해 나가다, <색정남녀>
지난해 7월 <성월동화>의 홍보를 위해 방문했던 장국영에게 <색정남녀>의 개봉소감을 묻자 그는 단박에 ‘기쁘다’는 표현을 썼다. 그리고 이어, “색정이라는 제목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에로물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렇다. <색정남녀>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처럼 결코 에로물이 아니다. 96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일찌감
글: 이상용 │
200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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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고립이 아닌 ‘관계’에 관한 영화, <허리케인 카터>
<허리케인 카터>는 흑백의 링에서 영화의 제1라운드를 연다. 삽시간에 우리의 눈길과 호흡을 휘어잡는 그는 루빈 ‘허리케인’ 카터. 성난 검은 황소, 혹은 뜨거운 맥박이 뛰는 회오리바람. 사각의 정글을 휩쓸고 포효하는 그는 과연 허리케인처럼 광포하며, 그럼으로써 아름답다. 그 폭풍을 삼면의 벽과 쇠창살에 둘러싸인 옹색한 어둠에 가둔다면? 폭풍은
글: 김혜리 │
200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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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식스 센스>와 사촌지간, <스터 오브 에코>
공포 영화의 귀신계는 확실히 동세서점(東勢西漸)의 형국이다. 흡혈귀나 미라의 후예들이 놀던 자리에 이제 장화홍련형 유령들도 출몰하고 있으니. 생전의 한을 풀어줄 귀인을 학수고대하며 슬픈 넋으로 인간 세상을 부유하는 이 착한 동양계 귀신들은 이미 <사랑과 영혼>(1990) 때 유사종을 선보인 바 있으며, 지난해 <식스 센스>에 전격
글: 허문영 │
200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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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정신나간 007같은 종합선물세트, <정이건의 영웅>
<정이건의 영웅>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다. 비기와 소만의 로맨스도 있고, 화계의 모습은 정신나간 007 같다.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이 홍콩영화는 그러나 어딘지 낯익다. 007의 패러디는 주성치의 트레이드마크였고, 캐리와 소만의 1인2역을 트릭이나 아무런 배려없이 과감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감독은 홍콩의 ‘왕정’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 사
글: 이상용 │
200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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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장르 영화에 대한 매혹, <트라이어드>
<트라이어드>는 장이모의 필모그래피에서 ‘뚱딴지’ 같은 영화이다. 모더니스트다운 형식미의 추구와 리얼리스트다운 현실 탐구에 땀흘렸던 장이모는 <트라이어드>에서 장르 영화에 대한 매혹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갱스터를 주재료로 삼아 뮤지컬, 누아르의 성분들을 적절히 뒤섞는다. 하지만 장이모는 장르 자체를 집요하게 파고들거나 자의식적으로
글: 이유란 │
200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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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고립의 방을 나와 인간적 유대에 눈뜨다, <플로리스>
미국영화에서 퇴역군인은 출연이 잦은 편이다. 극적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부적격자의 자질을 이들이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귀향>이나 <디어 헌터> <람보>처럼 이들을 통해 전쟁의 상처를 직접 논평하는 영화를 제외하더라도, 전통적인 남성적 가치에 갇혀 수평적인 관계 맺기에 실패하는 많은 남성 캐릭터의 이력에 군
글: 허문영 │
200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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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도피와 피안의 세계, <언더 더 선>
엘렌과 첫 저녁 식사를 나눈 뒤 올로프는 그녀의 손을 바라본다. “당신의 빨간 손톱을 보니 딸기를 심고 싶군요.” 아름다운 화면이 아니라면 지극히 통속적인 대사다. 스토리는 그렇다. 40이 넘도록 섹스 한번 못해 본 남자가 아름다운 가정부를 들여 소망을 이룬다는 스웨덴판 ‘빨간 딸기’. 그리고 둘 사이에서 안달난 에릭은 엘비스의 춤을 추며 남성을 과시하
글: 이상용 │
200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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