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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스포츠를 빙자한 루저들의 한풀이, <피구의 제왕>
‘몸짱’이라는 조어를 만든 이상, 이 땅에서도 잘 가꿔진 육체가 이른바 있는 자들의 표지라는 사실쯤은 그다지 낯선 일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헬스클럽은 고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갖춘 총아들의 메카인 셈인데, ‘목표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라는 허름한 신조 따위가 어울릴 리 없다. 허우대만 멀쩡한 체육관장 피터(빈스 본)가 운영하는 남루한 체육관 ‘
글: 김종연 │
200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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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젊음을 잃어가는 남자의 욕망, <쉘 위 댄스?>
존 클라크(리처드 기어)는 상속문제를 주된 업무로 삼는 시카고의 변호사다. 커리어우먼 아내 비벌리(수잔 서랜던)와 두 자녀를 둔 채 시카고 교외에서 살아가는 그는 누가 봐도 행복한 남성. 한데 이 남자, 퇴근길 전철 안에서 보니 표정이 밝지 않다. 그때 그의 눈에 ‘미찌의 댄스교습소’라는 간판과 그 아래 창밖을 우두커니 내다보는 묘령의 아가씨 폴리나(제니
글: 문석 │
200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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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격렬하고 지독한 사랑 이야기, <미치고 싶을 때>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잃은 이들, 모두가 나처럼 이성을 잃을까.” 적어도 그들은 그렇다.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죽어도 좋다’는 듯 세상에 ‘정면충돌’하고 만다(영화의 영어 제목은 ‘헤드-온’ 즉 ‘정면 충돌’이다). 돌아가거나 쉬어갈 줄 모르는 그들은 날선 욕구와 감정을 세상에 정면으로 ‘들이대’고 그 때문에 무너져내린다. <베티
글: 박은영 │
200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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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희망없는 현실에 대한 체념, <우작>
터키어 ‘우작’(Uzak)은 ‘멀리 떨어진, 소원한’(distant)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누리 빌게 세일란의 세 번째 장편영화 <우작>은 쓸쓸한 울림을 품은 그 제목처럼 고향으로부터, 사람들로부터 그리고 자신으로부터 멀어진 도시인을 바라보는 영화다. 고향을 떠나 수도 이스탄불에서 살고 있는 세일란은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누구의 도움도
글: 김현정 │
200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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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80년대식 흥겨움, <완벽한 그녀에게 딱한가지 없는 것>
근사한 남학생은 반드시 슬로모션으로 등장해줄 필요가 있다. 그 옆에서 두눈을 빛내며 쓰러지는 여학생들은 필수. 무도회장에 갔다면 집단군무 한판 해줘야 맛이 나고, 입술도장을 찍는 기회는 어김없이 두 남녀가 함께 넘어지는 순간에 찾아온다. 왜냐, 이게 바로 복고의 즐거움이니까.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은 80년대식 흥겨움으로 채워
글: 박은영 │
200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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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폐허가 된 도시를 배회하는 좀비들, <레지던트 이블2>
여전사와 좀비와 종말론적 분위기가 난무한 가운데 드는 의문. 소재는 이미 진부해진 지 오래인데, 머리가 지끈거리는 이 긴박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전작을 감독한 폴 앤더슨의 시나리오나 배우들의 온몸을 던진 연기 혹은 한층 화려해진 비주얼에 그 공을 돌리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그 긴장은 폐허가 된 어두운 도시와
글: 박은영 │
200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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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기억과 사랑의 관계,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두눈을 바라보면서 옛 애인 이름을 부르고, 그것도 모자라 사랑한다 말할 때 그걸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오줌을 지리며 하나둘 기억을 잃어가는 스물일곱의 아내를 눈물없이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불치병의 아내를 잃는 영화 <러브 스토리>의 구조를 취하고 있는
글: 이종도 │
200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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