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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조각난 시간의 파편들 틈으로 솟아오르는 삶, <21그램>
어쩌면 한숨처럼 가벼운 것일지도 모르는 영혼, 이것을 천근의 납덩이처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두 번째 장편영화 <21그램>의 세 인물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교통사고로 남편과 딸을 잃은 여인 크리스티나(나오미 왓츠), 그녀의 가족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전과자 잭(베니치오 델 토로), 그리고 크리스티
글: 유운성 │
200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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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열망을 감추는 몸짓 속의 진실, <비포 선셋>
아니, 그들은 6개월 뒤 다시 만나지 않았다. 이것이 9년을 끌어온 수수께끼의 답이다. 연락처도 성도 모른 채 헤어진 셀린느(줄리 델피)와 제시(에단 호크)의 9년 뒤를 그리는 <비포 선셋>은, 로맨티스트와 현실주의자를 고루 만족시켰던 <비포 선라이즈>의 열린 결말을 비로소 닫아건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진실을 알고 싶었을까? 속편을
글: 김혜리 │
200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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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29살의 그녀가 쓴 20대 일기장,
29살의 그녀가 쓴 20대 일기장을 들추니 빼곡하게 적힌 여관 이름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왜 여관 이름들은 적어놓았을까, 또는 왜 여관이라는 단어만 붉은 등을 켜고 있는 것일까. 애틋하기는커녕 얼굴 붉어질 여관방의 기억이지만 굳이 변명하자면 이것이야말로 성에 눈떠가는 젊음의 궤적일지 모른다.
게다가 일기를 쓴 나지니(김선아)와 주요 등장인물인 지니의 역대
글: 이종도 │
200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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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바꾸려 했으나 바뀌지 않는 운명, <썸>
“오늘 하루가 내 기억 속에 있어.” 교통방송 리포터 서유진(송지효)은 어디선가 본 듯한 전화번호를 자신의 번호라며 알려주는,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의 남자 강성주(고수)를 만난 뒤 이렇게 중얼거린다. 마약특별수사본부 강력계 형사 강성주는 경찰로 호송되던 와중에 사라진 100억원어치 마약의 행방을 찾고자 수사에 나선 참이다. 그리고 서유진은 자신과 같은
글: 박혜명 │
200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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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어린 신부>의 원본? <아저씨 우리 결혼할까요?>
10대 여고생과 열몇살 나이가 많은 남자가 집안 사이의 약속에 의해 부득이 결혼을 올린다. 이들의 결혼생활은 섹스와 애정보다 유아적인 장난에 기반을 두며, 남자가 여자아이의 학교에 교사로 부임하면서 새로운 단계를 맞는다. 학교에서 여자아이는 또래 남자아이를 짝사랑하고 남자는 같은 학교 여교사의 애정공세에 시달린다.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라고?
2002년
글: 문석 │
200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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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삭막한 도시의 밤에 찾아온 악몽, <콜래트럴>
택시를 하루 전세 내 밤새 도심을 돌겠다는 평범하지 않은 손님이 있다. 소금과 후추를 적당히 섞어 뿌린 듯한 회색빛 머리칼, 딱 달라붙는 고급 회색 슈트를 입은 이 정체불명의 사내는 빈센트(톰 크루즈)다. 이런 손님이라면 택시운전사 맥스(제이미 폭스)가 제격일 것이다. 노스스프링에서 유니온까지는 7분, 베니스까지는 3분. LA 시내 구간구간의 소요시간을 빠
글: 이종도 │
200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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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왕가위의 화려하고 비장한 ‘오페라’, <2046>
오래전 앙코르와트 사원 석벽에 사랑의 비밀을 봉인한 그 남자는 어떻게 됐을까. “먼지 낀 창을 들여다보듯” 희미하게 지나간 날들을 기억할 뿐이라던 그 남자는 지난 사랑의 실패를 딛고 또 다른 인연을 만났을까. 아름답고 안쓰럽고, 그래서 궁금했던 그 남자 차우가 돌아왔다. 그는 변했고, 변하지 않았다. 그건 왕가위도 마찬가지다. <2046>을 만나
글: 박은영 │
200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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