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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완전한 사랑의 비극, <이프 온리>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다. 사랑함에도 그들은 어긋난다. 남자는 사랑하는 법을 모르고 여자는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한다. 여자는 생각한다. “둘 중 한 사람이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지만 제발 그 사람이 내가 아니기를.” 더 많이 사랑한 그녀는 죽는다. 그러나 영화는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어처구니없는 이별의 비극이 완전한 사랑의 비극으로 탈바꿈한다.
글: 남다은 │
200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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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명쾌하게 시대착오적인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2>
백조로 거듭난 못난 오리새끼가 남은 여생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알고 싶은가. <프린세스 다이어리2>는 그 후일담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영화다. 전작으로부터 5년 뒤, 여고생 미아는 대학을 졸업하고 여왕자리를 물려받기 위해 제노비아 왕국으로 떠난다. 그러나 제노비아의 시대착오적인 법률에 따르면 오직 배우자가 있는 여자만이 왕위에 오를 수 있다. 하
글: 김도훈 │
200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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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청춘의 한복판을 통과하는 어린 연인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영화의 오프닝은 한 그림으로부터 시작된다. 긴 머플러를 두르고 누덕누덕 기운 토끼 인형을 꼭 껴안은 소녀가 에펠탑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 그녀의 뒷모습은 어쩐지 쓸쓸하다.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것은 토끼 인형뿐이다. 냉정한 철조물인 에펠탑은 그녀에게 어떤 위로도 건네지 않는다. 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주변에 여자들이 많고, 스스로도 여
글: 김용언 │
200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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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꿀벌과 함께 오른 스산한 여행길, <비키퍼>
영화는 쏟아지는 비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수직에 가까운 부감이 비와 평행을 이루며 마당을 내려다본다. 의자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고 탁자 위에는 고운 꽃들이 흐트러져 있다. 파티가 열린 뒤끝의 정취다. 그 위로 벌들의 짝짓기, 좀더 정확히는 여왕벌의 짝짓기에 대한 내레이션이 비처럼 뿌려진다. 숫놈들이 떼를 지어 날고 있는 무더기 속으로 여왕벌이 다가가 하나
글: 이성욱 │
200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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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끝없는 욕망의 원죄, <주홍글씨>
두방의 총탄은 트렁크 바깥에서 안으로 뚫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안에서 바깥으로 뚫고 나간 것이다. 첫 장면은 그렇게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사전정보를 갖지 못한, 혹은 후반부를 목격하지 않은 어느 누가 이 순간 총탄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까. 이 첫 장면은 <주홍글씨>가 다룰 내용에 대한 요약이다. 김영하의 단편소설 <사진관 살인 사건
글: 정한석 │
200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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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불혹이 되어 재회한 <열혈남아>의 두 남자, <강호>
유위강이 감독한 <무간도>는 홍콩누아르 부활의 신호탄이며 폭발했던 홍콩영화 전성기에 대한 쓸쓸한 회고록이다. 일대기를 그려내는 교차편집에 의한 시간 구성과 ‘역지사지’를 통한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표하는 방법론은 미래를 꿈꾸기보다는 과거를 거슬러오르는 ‘퇴행’의 몸짓이다. 퇴행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회고는 비장하고 아름답다. <강호>
글: 김수경 │
200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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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잃어버린 일상을 복구하기 위한 세 여성의 시도, <20 30 40>
타이베이 공항. 남편, 딸과의 여행에서 돌아온 40대의 릴리(장애가), 비행을 마친 30대의 스튜어디스 시엥(르네 리우), 말레이시아에서 온 20대의 가수지망생 샤오지에(리신제). 각자의 여정을 마치고 ‘도착’한 그 공항에서 시작된 영화는 일상으로 돌아가려던 그녀들 앞에 낯선 삶을 던져놓는다. 남편의 외도를 확인한 릴리는 이혼 뒤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고,
글: 김유진 │
200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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