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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거대함, <나비효과>
그의 과거는 끔찍했다. 그가 끔찍함을 견디는 법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기억의 끈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과거를 근근이 견뎌냈다. 혹은 끔찍함으로부터 도피했다. 과거의 시공간에서 분리된 채 현재에 안착한 그는 문득 잃어버린 과거가 궁금해진다. 그러나 호기심이 생기는 순간 기억은 복원되고 불행은 시작된다. 뒤늦게 과거의 진실을 대면하려는 자에 대한
글: 남다은 │
200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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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한 남자의 지친 내면의 발걸음, <영원과 하루>
앞에 놓인 건 그저 가느다란 선일 뿐이지만 그것을 넘는 순간 혹 세상은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 있을 지도, 그럼으로 해서 운명 자체가 단숨에 바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선 앞에 선 사람은 한쪽 다리를 들고는 앞으로 내디딜 것인가 말 것인가 망설이는 듯한 미결정의 태도를 취하게 된다. <학의 멈춰진 발걸음>(1991)에서 테오 앙겔로풀로스는
글: 홍성남 │
200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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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달콤한 조각케이크같은 일상의 판타지, <하나와 앨리스>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소녀 하나(스즈키 안)는 어느 날 전철역에서 만나 짝사랑하게 된 학교 선배 미야모토(가쿠 도모히로)를 미행하다 그가 섀시문에 머리를 부딪혀 기절하는 것을 목격한다. 얼마 뒤 깨어난 미야모토에게 하나는 깜찍한 거짓말을 한다. “선배, 기억 안 나요? 선배가 나 좋아한다고 고백했잖아요”라고. 하나는 미야모토가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
글: 문석 │
200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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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여자로 부활한 선생 김봉두, <여선생 vs 여제자>
촌지 챙기기 바쁜 불량교사 김봉두를 교화의 길로 이끈 건 코는 흘리되 때는 묻지 않은 시골 아이들이었다. 김봉두는 시골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선생’이 되고, 그 다음에야 세상으로 되돌려 보내진다. 김봉두의 갱생 스토리가 현실에선 불가능한 판타지라고 해도, 본디 사람은 선하게 태어난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이 영화의 순진함을 믿고 싶어하는 관객은 많았다. 장
글: 이영진 │
200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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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흥미로운 생체실험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
30일 동안 맥도널드 메뉴만으로 연명한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될까? 뚱보가 될까, 영양실조에 걸릴까? 리얼리티 프로그램 <서바이버>를 보노라면 듣도 보도 못한 먼나라의 허허벌판에 원주민처럼 버려져도 사람들은 꿋꿋이 살아남아 100만달러를 타내고 마는 세상이다. 여자친구와 의사들이 보살펴주고, 3천보도 걷지 않으면서 패스트푸드만 세끼 먹는 일을
글: 김수경 │
200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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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이혼 법정에서의 사랑 게임,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
“바빠서 연애 못한단 여자의 80%는 외로움에 치를 떤대.” 오드리(줄리언 무어)의 친구처럼 젊어 보이는 엄마의 충고다. 뉴욕의 대형 로펌에서 예쁨받는 이혼 전문 변호사로 잘 나가는 딸이지만, 끊임없는 사랑과 보톡스로 자신을 성형해가는 엄마가 보기에 딸은 <섹스 앤 시티>의 뉴요커들 같은 생기가 없다. 오드리의 입장에선 이건 억울한 오해다. 과
글: 이성욱 │
200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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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체 게바라의 젊은 한 때,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낡은 모터사이클을 탄 청년은 내 이름은 에르네스토, 라고 말한다. 그는 아직은 ‘체’라고 불리지 않는다. 자신이 태어난 대륙을 더듬으면서, 혁명보다는 연민에 동요하는 젊은 영혼.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알베르토 코르다의 사진이 각인시킨 전사 체 게바라의 이미지를 타고 넘어 천진한 열정으로 여행을 시작한 스물세살 에르네스토와 동행하는 영화다.
글: 김현정 │
200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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