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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남극이 그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남극일기>
크리스마스를 자축하며 도달불능점의 정복 의지를 다지는 6인 탐험대의 애틋한 분위기에 미스터리의 그림자를 처음 드리우는 건 내부로부터다. 그들 옆, 눈으로 채운 용기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할 때 카메라가 그 내부를 투시한다. 끓고 있는 건 얼음덩어리라기보다 섬뜩하게 꿈틀거리는 무엇이다. 첫 번째 암시다. 겉은 차분하고 단단하지만 속은 정복의 욕망으로 끓고
글: 이성욱 │
200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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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한없이 느리고 적막한 정형시 같은 영화, <당시>
제한된 형식으로 오히려 많은 것을 말하는 게 정형시다. 기껏해야 스무자, 스물다섯자에 불과한 오언(五言)절구는 몇개의 낱말로 우주와 인간을 담아낸다. 결구의 짧고 간결한 맺음은 긴 여운을 이끌어내지만 어떻게 보면 느닷없기도 하다. <당시>는 그런 영화다. <당시>를 즐기려면 문자 하나하나에 파묻혀야 하고, 구에서 구로 넘어가는 사다
글: 이종도 │
200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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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국가라는 괴물의 흉포함을 고발한다, <프락치>
죄는 벌의 원인이다. 벌은 죄의 결과다. 죄지으면 벌로 다스린다는 것. 국가가 개인에게 부과한 도덕률의 제1원칙이다. <프락치>는 이러한 전제의 일방향성을 문제삼는다. 국가의 죄는 어떻게 물을 수 있나. <프락치>는 자신이 정한 도덕률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가 죄없는 개인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가 의심한다. 권력을 갖기 위
글: 이영진 │
200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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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특수효과로 뒤덮은 미국인의 신화, <스타 워즈 1:보이지 않는 위험>
<보이지 않는 위험>은 <스타워즈> 열성팬을 위한 영화다. 최첨단의 특수효과와 화려한 디자인들로 장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는 <스타워즈>에 대한 ‘향수’가 물씬 풍겨난다.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다양한 음조로 변형시켜 되풀이하는 교향곡에 비유한다
글: 김봉석 │
199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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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철딱서니 없는 사랑과 삶, <정사3>
밀라(이리나 비요클룬트)는 왜 사람이 따분하게 일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쾌락주의자다. 그녀는 열정이 많다. 그러나 그 열정을 쏟을 대상이 없어 일상이 더 따분하다. 친구 집에 얹혀살면서 집세도 내지 않고 막연히 ‘이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던 밀라는, 바에서 만난 남자 아키 모리슨(새뮬리 에델만)과 하룻밤을 보내고 연인이 된다. 아키는 헤로
글: 박혜명 │
2005-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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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죽음을 각오한 대결, <2LDK>
기타무라 류헤이의 <아라가미>에 이은 ‘Duel Project’의 두 번째 작품. 제목인 동시에 영화의 배경이 되는 ‘2LDK’는 원래 ‘2 Living Room, A Dining Room, A Kitchen’ 즉 방 2개, 거실에 부엌이 딸린 아파트나 맨션의 일본식 약어. 그러나 쓰쓰미 유키히코는 이 평범한 공간을 ‘2 women, Love
글: 권민성 │
2005-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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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무사시 대 사무라이, <아라가미>
“동일한 상황과 소재를 놓고 두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이야기를 만들게 하자.” 이같은 요지의 기획안을 집어든 가와이 신야. 쓰쓰미 유키히코와 기타무라 류헤이 두 감독에게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죽음을 각오한 대결’이라는 과제를 던졌다. 과제는 ‘듀얼 프로젝트’(Duel Project)라 명명됐고, 두 감독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주인공들마냥,
글: 김나형 │
2005-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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